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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집안이 힘들어서 대학 휴학을 해놓고 돈을 벌기 시작했다. 뭐든지 잘하고 싶었으나 뭘해도 다 처음해보는 일. 그래서 업무와 관련된 거라면 학원, 강의, 책으로 가리지 않고 배웠다.

 

사회생활 초반에는 물론 돈이 부족해서 많이 못배웠지만 월급이 250만 원 정도가 넘어갈 때부터는 할부로라도 항상 틈틈이 무언가를 배웠다. 대학을 휴학하고 한 3년 정도 뚜렷한 포지션이 없어 고민을 많이 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해서 먹고살아야 하는가? 이렇게 누군가의 서포터 역할로 사회생활을 마쳐야 하는가 하고 말이다. 그래서 포토샵 학원을 다녔다. 그리고 돈보다 포지션을 위해 기본급 30만 원 밖에 안주지만 포토샵 스킬을 쓸 수 있는 그나마 전망이 있어 보이는 전자책 제작 회사를 들어갔다.

 

포토샵 학원을 다녔다고 업무에서 쓸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심적 위안이 됐다. 업무에 관련된 포토샵 스킬은 옆사람에게 배우던가 스스로 검색하고 서적을 찾아 계속 노력하면서 찾아냈다. 이후 급여가 적어도 신입을 뽑는 온라인 쇼핑몰 회사에 입사했다. 역시 포토샵을 사용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전망도 나름 좋아 보였다. 그렇게 온라인 쇼핑몰 회사 다니기 시작했다. 여성의류, 패션잡화를 팔아야 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품, 모델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을까 궁금했다. 다른 업체는 저렇게 제품이 이뻐 보이는데 도대체 어떤 걸 바꿔야 그런 게 해결될지 궁금했다. 물론 업계소식으로 그 업체들의 규모, 자금력, 인력 등 따라갈 수 없었지만 없는 지금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수동 카메라 dslr 촬영 방법을 배웠다.  

 

사진 촬영을 배웠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온라인 쇼핑몰은 사진도 예쁘게 잘 찍어야 하지만 제품이 잘 보이는 예쁜 사진이어야 했다. 촬영 때 만나는 모델이나 포토그래퍼, 에이젼시 실장들과 얘기하면서 한 번씩 물어봤다. 다양한 채널에 정보를 찾아보고 관련 서적을 찾았다. 어느 순간 사진에 빛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아는 지인을 통해 1 대 1 조명 개인강습을 받았다.

 

그렇게 html도 배우고 자사몰 구축하는 방법, 키워드 광고하는 방법, 앱만들기, xhtml, 엑셀, 영상편집, 라이트룸 등등 궁금한 것들을 해결해가며 관련 내용들을 찾아서 배웠다. 물론 내가 원하는 1차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운 거라 깊이 있게 가 아니라 얕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만 말이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직장생활을 해갔다. 어느 순간 급여는 항상 제자리 신경 쓸건 점점 많아진다.  거기다 내 머리가 큰 건지 회사 다니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능력을 인정받는 것도 이제 굳이 필요 없어졌다. 일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들고 인내심이 바닥날 때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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